요괴의 첫 글 - Yokai Music은 무엇이고, 왜 만들었나
「장3도는 반음 네 개」
이 문장을 외우는 데는 3초가 걸립니다. 그런데 외우고 나서 아무 노래나 틀어보면, 여전히 장3도가 어디에 있는지 들리지 않습니다. 저는 이걸 꽤 오래 반복했습니다. 이론서를 사고, 밑줄을 긋고, 용어를 외우고, 그리고 아무것도 못 듣는 상태로 책을 덮었습니다.
문제는 책이 아니었습니다. 글은 소리를 대신하지 못한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음악 이론의 거의 모든 항목은 결국 "이런 소리가 난다"는 주장인데, 종이 위에서는 그 주장을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확인되지 않은 주장은 지식이 아니라 암기입니다.
그래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읽은 문장을 그 자리에서 소리로 확인할 수 있는 도구를요.
여섯 개의 방
Yokai Music은 하나의 앱이 아니라 여섯 개의 모듈입니다. 각자 다른 종류의 "안 들림"을 겨냥합니다.
SynthLab은 소리 자체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다룹니다. 톱니파와 사각파는 왜 다르게 들리는지, 필터를 내리면 무엇이 사라지는지, 어택을 늘리면 왜 악기의 성격이 바뀌는지. 노브를 직접 돌리면 설명이 필요 없어집니다. 실제로 동작하는 신스와 시퀀서 스튜디오가 함께 있어서, 배운 것으로 바로 소리를 만들어볼 수 있습니다.
Chord Lab은 코드진행을 짜는 작업실입니다. 코드를 하나 놓으면 다음에 올 만한 코드를 이유와 함께 알려줍니다. 「V-I이라 정격종지」처럼요. 그리고 이게 제일 손이 많이 가는 부분인데, 두 손 보이싱을 자동으로 잡아줍니다. 왼손 베이스와 오른손 화음을 옥타브 안에서 매끄럽게 이어주는 일은 사람이 하면 지루하고 기계가 하면 빠릅니다. 완성한 진행은 MIDI 파일로 내려받아 쓰던 DAW에서 이어 작업하면 됩니다.
Theory Lab은 스케일·음정·코드·화성 진행을 한 화면에 한 개념씩 다룹니다. 슬라이드를 넘기다 건반을 누르면 방금 읽은 것이 소리로 납니다. 이 블로그의 이론 시리즈와 짝을 이루도록 만들었어요.
Theory Lab 열어보기 - 한 화면에 한 개념씩→
Rhythm Lab은 박과 마디에서 그루브까지, 리듬이 어떻게 조립되는지를 배우는 곳입니다. 그리고 배운 다음에는 들은 리듬을 스텝 격자에 직접 받아써 봅니다. 받아쓰기는 정직해서, 안다고 생각했던 것과 실제로 들리는 것 사이의 간격이 바로 드러납니다.
Ear Trainer는 청음 게임입니다. 단음·화음·음계를 귀로 알아맞히는데, 피아노·일렉트릭 피아노· 바이올린·기타 같은 실제 악기 음색으로 들립니다. 사인파로만 훈련하면 사인파만 들리게 되니까요.
여섯 번째가 이 블로그입니다.
블로그는 무엇을 하나
도구가 할 수 없는 일이 있습니다. 도구는 "이런 소리가 난다"를 보여주지만, "왜 사람들이 이 소리를 쓰게 되었나"는 말해주지 못합니다. 그건 역사고 맥락이고, 결국 글의 몫입니다.
그래서 여기에는 세 종류의 글이 쌓입니다.
- 이론 입문 시리즈 - 왜 이게 필요한지 먼저 말하고, 사실을 짧게 정리한 뒤, 마지막에 Theory Lab 링크로 귀에 넘깁니다. 도·레·미가 왜 하필 그 자리인지부터 시작합니다.
- 역사 시리즈 - 재즈와 힙합이 어떤 조건에서 태어났고 무엇이 그 소리를 만들었는지. 악기와 기술이 장르를 바꾼 순간들을 따라갑니다.
- 제작기와 잡담 - 신스 패치 하나를 다듬다 새벽이 오는 날들, 우연히 발견한 파형, 만들면서 틀렸던 것들.
글과 도구는 서로를 가리킵니다. 글에서 이론을 읽다가 링크를 누르면 그 개념의 레슨이 열리고, 모듈에서 놀다가 더 알고 싶어지면 관련 글로 갈 수 있게 해두었습니다.
왜 브라우저인가
설치가 없고, 로그인이 없고, 결제가 없습니다. 링크 하나면 열립니다.
이게 취향이 아니라 설계입니다. 글을 읽다가 "직접 들어보세요"라는 링크를 눌렀을 때, 계정을 만들고 프로그램을 받아야 한다면 아무도 듣지 않습니다. 확인하는 데 드는 비용이 3초를 넘으면 확인은 일어나지 않고, 확인이 없으면 다시 암기로 돌아갑니다. 소리는 읽은 직후 3초 안에 나야 합니다.
소리는 전부 브라우저 안에서 Web Audio API로 만들어집니다. 실제 악기 음색은 오픈 라이선스 음원을 쓰고, 출처와 라이선스는 소개 페이지에 적어두었습니다.
규칙 하나
만들다 만 것은 올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준비 중"이라고 적힌 버튼, 눌러도 아무 일도 안 일어나는 노브, 예시라고 써놓은 빈 자리 - 이런 걸 남겨두면 사이트가 아니라 공사장이 됩니다. 모듈은 쓸 수 있게 된 다음에 문을 열고, 글은 할 말이 생긴 다음에 씁니다. 모르는 건 모른다고 쓰고요.
소리는 글보다 정직합니다. 그래서 여기서는 글이 항상 소리 쪽을 가리키게 두려고 합니다.
- YokaiMSG